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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사랑

힘빼기[오르가즘에 이르는 철학이 있는 섹스]10.

잠자리에서 암컷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수컷들의 욕망은 보편적이고 간절하다. 나와 섹스하면서 만족해서 몸부림치는 암컷을 보고 싶어하는 수컷의 열망은, 그것이 왜 언제 어디서 연유한 것인지지는 모르겠으나 산업화된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수컷들에게 내재한 본질적인 욕망인 듯하다. 

 

섹스 중에 느끼는 이 충족감 혹은 불만은 누구도 알 수 없고 오직 자기밖에 모르는 매우 주관적이고 은밀한 것이다. 수컷들은 보통 만족감이나 불만족을 같은 수컷 누구에게도 솔직하게 잘 드러내지 않는다. 혹은 드러내지 못 한다. 혼자서 끙끙거릴 뿐이다. 혹은 뻥이나 칠 뿐이다. 그래서 섹스에 진전이 없다. 잠자리 자체가 객관적일 수 없는 공간이자 사건이어서 그렇다. 남들은 대체 어떻게 섹스하는지? 알고 싶지만 길이 없다. 섹스 수준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른다. 강호를 떠도는 숱한 얘기들은 사실일까? 뻥일까?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오르가즘 혹은 황홀과 몸부림은 분명히 존재한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오르가즘을 선사하는 수컷은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암컷에게 오르가즘을 선사하는 수컷들이 잠자리에서 느끼는 만족감, 성취감, 기쁨, 환희, 열락, 정복감 등은 그들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아주 본원적이고 본질적인 심원한 아주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안정감, 드러나지 않게 바닥에 촥 깔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을 준다. 그것은 이를테면 산소 같은 것이다. 있는지조차 모르지만 늘 있어서 숨 쉴 수 있게 만드는 어떤 것. 이것은 삶의 바탕을 이루는 정서 같은 것이다.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기운으로 실재한다. 

 

사람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어떤 일, 똑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행복하고 어떤 사람은 불행하다. 사람들이 모두 꺼려하는 어떤 일, 똑같은 일을 해도 어떤 사람은 행복하고 어떤 사람은 불행하다. 일이 행-불행을 결정하지 않는다. 행-불행을 결정하는 요인은 일이 아니다. 따로 있다. 그 중 하나, 아주 중요한 하나, 어쩌면 성인이 된 이후, 결혼한 이후 가장 중요한 요인일지 모르겠다. 섹스다.

 

만족스러운 섹스는 수컷에게 누구도, 어떤 방식으로도 깨뜨리거나 침해할 수 없는 고유한 자존감을 준다. 은은한 향기라고나 할까. 존재의 기쁨이라고 말해 볼 수도 있겠고, 삶의 기쁨, 그러니까 살아 있다는 것 자체를 축복이라고, 아주 감사한 일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원천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일을 겪든 상관이 없다. 

 

요컨대, 섹스는 아주 중요한 삶의 일부다. 삶 그자체다.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늦기 전에. 옛날에는 자료가 없었는데 요즘은 풍성하다. 마음 먹고 찾으면 좋은 자료를 금세 풍부하게 찾을 수 있다. 그러길 바라고......

 

오늘 할 얘기는 힘빼기다. 몸의 모든 동작은 힘이 들어가면 딱딱하고 거북하다. 어떤 운동을 하든 처음엔 힘이 들어가지만 궁국에 이르면 힘 빼기가 관건이 된다. 몸의 힘을 충분히 빼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잘 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건, 의식하고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내 몸에 힘이 들어갔나?

돌아보고 의식적으로 힘 빼주기를 반복하는 것.

모르면 못 하는 것이다. 알고 목표가 있어야 할 수 있다. 

 

특히 키스할 때, 정말 중요하다. 입술과 혀에 힘이 들어가면 뻣뻣하고 맛없다. 힘이 완전히 빠져서 자연스러워야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고 달콤하다. 내 입술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얼굴에 있는 입술만 그런 게 아니다. 저 아래 있는 입술(음순)도 마찬가지다. 너와 내가 힘이 완전히 빠져서 있는 그대로 온전히 자연스럽게 만나는 바, 그녀는 온 몸의 피가 몰려들어 6천겹 살결(주름)을 채우고 비직비직 땀(애액)을 방울방울 흘려대는, 그 사이, 그녀의 몸 속으로 나의 작은 물건은 미끄러지듯이 부드러운 혀와 혀가 감기듯이 한적하게 오가며 노니는 것인데...  해 보지 않고는, 말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경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