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과사랑

진선진미 [오르가즘에 이르는 철학이 있는 섹스] 9.

1988년 마치 하늘에서 땅으로 툭! 떨어진 듯 갑자기 세상에 나타나 당시 젊은이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던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우리 말과 글로 이루어진 모든 성취를 통털어서 그 사색의 깊이와 아름다움에서 최고봉이라 할 만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우리 말과 글이, 인간이 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생각을 얼마나 오롯이 아름답게 담아 낼 수 있는 말과 글인지, 인간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마음이 얼마나 깊고 그윽하게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20년 20일 감옥살이하신 고 신영복 선생(1941~ 2016)의 옥중서신 모음이었다. 

 

신영복 선생은 "목표(目標)의 올바름을 선(善)이라 하고, 목표에 이르는 과정(過程)의 올바름을 미(美)라 합니다. 목표와 과정이 함께 올바를 때를 일컬어 진선진미라 합니다."라고 하셨다.  

 

 

 

남녀 사이의 사랑, 몸으로 하는 대화, 섹스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말이다. 나를 포함해서 남성들은 흔히 과정을 소홀히 하고 오직 목표만을 향해 돌진하는 우를 범한다. 과정을 단지 목표점에 이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거쳐야 하는 귀찮은 관문 정도로 생각하는 한, 섹스가 좋을 수가 없다.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각에 충실하기. 순간순간에 몰입하기. 섹스는 과정이다.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폭주기관차가 아니다. 온 몸의 감각을 활짝 열고 한 순간 한 순간 내 느낌을 온전히 알아채며 느끼고 즐기기. 이것이 진정한 섹스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런 섹스라야 또한 오르가즘에 이를 수 있다. 

 

진선진미. 섹스에도 참 잘 들어맞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