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영복

미래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신영복, 《강의》, 돌베게, 2004, 77쪽, 2장 오래된 시와 언, 《시경》 《서경》 《초사》 신영복 선생님 글은 읽어도 읽어도 샘물처럼 지혜가 샘솟는 듯합니다. 다 읽고 덮은 뒤에 듬성듬성 떠오르는 구절을 굳이 찾아 옮겨 적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변화할 때 사회가 변화한다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미래가 어디로부터 다가온다고 생각합니까?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변화와 미래가 외부로부터 온다는 의식이 바로 식민지 의식의 전형입니다. 권력이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식민지 의식으로 살면서도 그런 줄조차 모른다는 것, 그것이 새삼 부끄럽습니다. 더보기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아들이 죽지 않고 돌아온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돌아오는 아들을 맞으러 언덕에 서 있는 어머니 상像이야말로 그 어떠한 것보다도 전승의 의미를 절절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어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전승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얼마나 천박한 것인가가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지요." 신영복 선생님 책 《강의》, 제 8장 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키예프에는 전승기념탑이 있습니다. 2차 대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탑입니다. 나는 그 탑을 보면서도 그것이 전승 기념탑인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나의 뇌리에 전승 기념탑은 미 해병대 병사들이, 점령한 고지에 성조기를 세우는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키예프의 전승 기념탑은 언덕 위에 팔 벌리고 서 있는 모상母像이었습니.. 더보기
진선진미 [오르가즘에 이르는 철학이 있는 섹스] 9. 1988년 마치 하늘에서 땅으로 툭! 떨어진 듯 갑자기 세상에 나타나 당시 젊은이들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던 책, 은 우리 말과 글로 이루어진 모든 성취를 통털어서 그 사색의 깊이와 아름다움에서 최고봉이라 할 만했다. 은 우리 말과 글이, 인간이 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생각을 얼마나 오롯이 아름답게 담아 낼 수 있는 말과 글인지, 인간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마음이 얼마나 깊고 그윽하게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20년 20일 감옥살이하신 고 신영복 선생(1941~ 2016)의 옥중서신 모음이었다. 신영복 선생은 "목표(目標)의 올바름을 선(善)이라 하고, 목표에 이르는 과정(過程)의 올바름을 미(美)라 합니다. 목표와 과정이 함께 올바를 때를 일컬어 진선진미라 합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