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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명리

[한글로 배우는 찐초급사주]3. 같은 사주, 다른 삶, 대체 왜?

사주가 같으면 똑같은 삶을 사나요? 사주명리와 관련해서 사람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부분일 것 같다. 다음과 같은 글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우울하고 삶이 꼬이면 심리상담사나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는 대신 명리가를 찾아간다. 왜 그럴까? 아래 글을 쓰신 분의 긴~~~ 의견을 한 마디로 딱 잘라 말하자면 "뭘 모르고" "멍청해서" 그렇다, 이다. 한 번 읽어 보시라. 그런데 정말 그럴까? ㅎㅎㅎ 그럴지도 모른다. ㅎㅎㅎㅎ

 

"전 세계적으로 매 두 시간마다 3만2000명의 아이가 태어난다. 이들의 사주팔자는 사실상 같다. 사주팔자의 종류는 총 51만8400개가 전부다. 남녀를 나누어도 100만여 개에 불과하다. 그래서 어떤 역술가는 본인 사주와 관상, 부모 사주까지 모두 봐야 한단다. 하지만 그런 여러 결과를 어떻게 엮을지는 오로지 ‘역술가의 재량’이라는 것이다. 재량이라니 당첨자와 사주팔자가 같은 사람은 아주 많지만, 벼락부자가 되는 사람은 극소수다. 혹시 오늘의 운세를 찾아보고, 신이 나서 로또를 사러 달려가고 있는가. 분명 낙첨이다. 이거야말로 '재량껏' 확실하게 예언할 수 있다."

---[인간 행동의 진화] 사주명리학의 운명 2020. 11. 15.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경인류학자.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진화인류학 및 진화의학을 강의하며, 정신장애의 진화적 원인을 연구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에 '내 마음은 왜 이럴까' '인류와 질병'을 연재했다.  번역서로 《행복의 역습》, 《여성의 진화》, 《진화와 인간행동》를 옮겼고, 《재난과 정신건강》, 《정신과 사용설명서》, 《내가 우울한 건 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때문이야》, 《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행동과학》, 《포스트 코로나 사회》를 썼다.

m.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41485&sns=kt

 

[인간 행동의 진화] 사주명리학의 운명

서울 종로구에서 십여 개의 점집들이 나란히 진을 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태어난 날짜와 시간을 알면 인생을 알 수 있을까. 사주명리란 태어난 연월일시, 즉 네 가지 간지에

m.dongascience.donga.com

사주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다 맞는 얘기 같은데, 내가 보기에 사주 공부를 한 분 같지는 않다. 예컨대 수박을 먹어 본 일이 없는 사람이 수박 겉만 핥아보고 수박 맛이 이렇다 저렇다고 얘기하는 걸로 보인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사주가 같은데 왜 다른 삶을 사는가? 사주는 함수기 때문에 그렇다. 패턴을 보여줄 뿐이다. 예를 들어 좌표 평면에 삼차함수 그래프를 그린다고 할 때, 똑 같은 모양을 가진 삼차함수 그래프를 서로 겹치지 않게 몇 개나 그릴 수 있을까? 정답은? 무한대다. 

삼차함수 그래프라는 패턴만 같을 뿐,

그래프가 실제 놓이는 자리와 그래프의 크기는,

상수 값에 따라서 다 달라진다.

사주와 인생도 그렇다.

사주는 함수다. 일정한 패턴을 보인다. 

그 패턴이 어느 정도 스케일로 어느 자리에 놓일지는 사주의 주인이 결정한다.  

어느 때, 어느 시점에 어떤 인생의 굴곡이 예정돼 있는지, 어디에 비탈이 있고, 어디에 오르막이 있으며, 어디쯤에 허방이 있는지, 그게 궁금한 거 아닌가? 

 

사람들은 보통 혈액형 가지고도 사람을 분류하려 든다. 단 4가지다. ㅎㅎㅎ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애니어그램은 모든 인간을 아홉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각 유형에서 좋은 상태, 보통 상태, 나쁜 상태로 나누고 (9 곱하기 3은 27) 각 유형 좌우에 날개를 단다(좌측 8 곱하기 우측 8은 64). 그래서 굳이 나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헤아려보자면 27 곱하기 64는 1728가지다. 

 

사람의 삶을 분석적으로 이해하는데,

51만 8천 4백 개의 분류 체계, 접근 툴을 갖고 접근한다는 게 어느 정도인지 좀 감이 잡히시는가?

 

사람을 유형으로 나누어서 이해할 때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바로 <이해>다.

세상에는 나와는 정말 종이 다르다고 할 만큼 다른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구나.

그 사람은 동일한 현상에 대해서 나와는 정말 다르게 이해하고 다르게 반응할 수 있는데, 그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구나...이걸, 알기가 그리 쉽지 않다. 왜나햐면 그 다른 사람의 감정과 행동과 사유의 메카니즘을, 내가 나에 대해서 아는 것만큼이나  아주 구체적으로 자세히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전에는, 이해가 피상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명리를 공부하면, 그 간극을 상당히 메울 수 있다. 운명은 차치하고, 그저 나와 다른 존재들이 세상에 부지기수라는 걸 이해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명리를 공부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