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修道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아들이 죽지 않고 돌아온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돌아오는 아들을 맞으러 언덕에 서 있는 어머니 상像이야말로 그 어떠한 것보다도 전승의 의미를 절절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어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전승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얼마나 천박한 것인가가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지요."

 

신영복 선생님 책 《강의》, 제 8장 <묵자의 겸애와 반전 평화>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키예프에는 전승기념탑이 있습니다. 2차 대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탑입니다. 나는 그 탑을 보면서도 그것이 전승 기념탑인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나의 뇌리에 전승 기념탑은 미 해병대 병사들이, 점령한 고지에 성조기를 세우는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키예프의 전승 기념탑은 언덕 위에 팔 벌리고 서 있는 모상母像이었습니다. 내가 의아해하자 안내자가 설명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아들이 죽지 않고 돌아온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아들을 맞으러 언덕에 서 있는 어머니 상이야말로 그 어떠한 것보다도 전승의 의미를 절절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어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전승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얼마나 천박한 것인가가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지요." 

신영복, 《강의》, 돌베게, 2004. 386~3877쪽.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1830년 作

'修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래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0) 2021.05.03
행복해지는 길  (0) 2021.04.27
묵언  (0) 2021.03.31
氣라는 게 있을까요? 氣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2) 202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