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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道

미래는 어디로부터 오는가? 신영복, 《강의》, 돌베게, 2004, 77쪽, 2장 오래된 시와 언, 《시경》 《서경》 《초사》 신영복 선생님 글은 읽어도 읽어도 샘물처럼 지혜가 샘솟는 듯합니다. 다 읽고 덮은 뒤에 듬성듬성 떠오르는 구절을 굳이 찾아 옮겨 적습니다. "여러분은 무엇이 변화할 때 사회가 변화한다고 생각합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미래가 어디로부터 다가온다고 생각합니까? 미래는 과거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미래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변화와 미래가 외부로부터 온다는 의식이 바로 식민지 의식의 전형입니다. 권력이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식민지 의식으로 살면서도 그런 줄조차 모른다는 것, 그것이 새삼 부끄럽습니다. 더보기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전쟁터에서 아들이 죽지 않고 돌아온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며, 돌아오는 아들을 맞으러 언덕에 서 있는 어머니 상像이야말로 그 어떠한 것보다도 전승의 의미를 절절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어요.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전승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얼마나 천박한 것인가가 여지없이 드러난 것이지요." 신영복 선생님 책 《강의》, 제 8장 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키예프에는 전승기념탑이 있습니다. 2차 대전의 승리를 기념하는 탑입니다. 나는 그 탑을 보면서도 그것이 전승 기념탑인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나의 뇌리에 전승 기념탑은 미 해병대 병사들이, 점령한 고지에 성조기를 세우는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키예프의 전승 기념탑은 언덕 위에 팔 벌리고 서 있는 모상母像이었습니.. 더보기
행복해지는 길 길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쪽이 아니고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쪽으로 나 있다고 전한다. 더보기
묵언 왜 말 안하는 걸 수행으로 하는지 알겠다. 아무리 얘길 해봐도 맞지 않고 어긋나니 에라이! 말을 말자. 이거였구나. 더보기
氣라는 게 있을까요? 氣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갑이 말했다. "저는 기라는 걸 믿지 않아요." 을이 말했다. "왜 안 믿으시는 거죠?" 갑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 게 있을 리 없잖아요!" 동어반복. 같은 말의 반복이다. 갑에게는 사실 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을 만한 뚜렷한 이유는 없다. 다만 갑은 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을 만한 명확한 이유나 근거를 아직 모르기 때문에 기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을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조심스럽게 꺼내며 갑에게 말했다. "여기 볍씨가 한 알 있어요. 이 볍씨를 분석하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과 기타 미량의 화학성분일 뿐이죠. 그런데 볍씨를 논에 뿌리면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요. 만일 인간이 분석한 화학성분비율 그대로 볍씨와 똑같이 알갱이를 만들어.. 더보기